본문 바로가기
투자일지

5. 인버스 투자와 나

by Expander 2024. 1. 2.

코로나. 주식의 급상승

 이번 사건은 FNGU를 사면서 '가자!'를 외쳤던 2021년 중반에 동시에 일어났던 일이다. 코로나로 증시가 급격하게 하락한 2020년 3월부터 2021년 중반까지 S&P500, 나스닥 100을 비롯한 세계 모든 증시는 엄청난 상승을 보여주었다. 특히나 코스피에 경우, 1500에서 3000을 넘는 2배의 증가량을 보여주면서 엄청난 결과를 나타냈다. 나는 FNGU를 사면서 이 엄청난 상승세가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생각하였다.  

KOSPI주가차트
코스피 5년 주가 변동

 

투자와 현실의 괴리: 코로나 시기의 주식 상승과 현실의 간극

 하지만 주식차트 속에 세상이 아닌, 바깥세상을 보았을 때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들이 보였다. 뉴스에서는 연일 코로나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힘이 든다며 보도되고 있었고, 기업들도 위기라면서 도와달라는 이야기들이 계속 방송되었다. 그런 뉴스를 접한 나는 바깥에 실제 세상을 돌아보게 되었다. 주위에 장사하시는 분들에 한숨소리와 취업이 안 돼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식들은 이미 코로나에서 벗어나 오히려 날아다니고 있는데, 현실은 아직도 코로나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것을 인지하고 보니 '지금 주식시장이 말이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생각이 들었던 것이 코스피 인버스였다. 지금의 한국 주식 시장은 너무 고평가 되어 있고,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지체 없이 KODEX 인버스를 매수하였다. 돌이켜보면 참 우스운 일이었다. 똑같이 2020년 이후로 많이 올랐던 미국시장은 더 오를 것이라며 3배 레버리지 ETF인 FNGU를 사면서, 한편으로는 한국 주식은 너무 많이 올랐다면서 인버스를 매수했으니 말이다. 

코스피 인버스 매수와 결과

 인버스를 매수한 날부터, 나는 동료들과 밥을 먹을 때마다 연일 한국 주식에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지금 코로나로 아직도 이렇게 힘든데, 한국 주식이 이렇게 높은 것이 말이 되느냐!" 라면서 열변을 토하고는 했다. 점점 한국주식이 떨어지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매일마다 차트를 보면서 더 떨어지라고 응원하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인버스는 2021년 중반을 기점으로 점점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에는 코스피는 2022년 7월이 되면 2300선까지 떨어지게 되었다. 나에 예측이 맞았고, 한국 주식이 떨어져서 실제로 돈을 벌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돈을 벌었다는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더 많았었다. 

KODEX인버스주가차트
KODEX 인버스 차트

인버스 투자를 하며 느꼈던 불편한 감정

 인버스를 투자하면서 느꼈던 2가지에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앞으로는 인버스에 장기적으로 투자하지는 말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다.

 

(1) 부정적 감정: 잘 돼서 올라가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닌, 망해서 내려갔으면 하는 부정적 감정이 첫 번째 문제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주변사람들에게 한국 주식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하면서 안 좋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게 되니 나 자신이 부정적인 사람으로 점점 변하는 기분이었다. 

 

(2) 불안한 감정: 사실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우상향 하는 것이 정상적인 모습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인버스는 이를 거스르고 반대에 배팅을 했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장기적으로는 올라갈 것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반대로 떨어질 것을 투자하다 보니 'KOSPI가 안 떨어져서 장기적으로 인버스를 가지고 간다면 무조건 손해 볼 텐데..'라는 걱정이 나를 맴돌았다. 결국 불안함 때문에, 언제 탈출을 해야 할지 호시탐탐 기다리면서 걱정을 하곤 했다.

 

 누구에게는 인버스와 레버러지는 정말 좋은 투자 상품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투자를 하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투자가 나의 일이나 감정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랐기에 인버스와 레버러지 상품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렇듯 많은 실패와 문제가 있었지만, 반대로 투자를 하면서 잘했던 경험과 기뻤던 경험들도 꽤나 많이 있었다. 다음화에는 나름 소소하게 나에게 돈을 안겨주고 행복을 주었던 투자에 대해서 적어보겠다.